2013년 9월 12일 목요일

금리차에 대한 착각



"원래 QE 축소의 의도가 주택시장 과열을 막으면서, 장단기 금리차를 확대해 은행대출과 기업 설비투자(제조업) 확대를 유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만큼 주택회복세가 꺾이지만 않는다면 연준이 원하는 방향으로 미국과 글로벌 경제가 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오늘 망해가는 그룹에 딸린 증권사에서 나온 투자전략의 일부이다.
애널리스트라고 하는 사람들조차 양적완화(QE),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 장단기 금리차에 대해 완전히 틀린 생각을 하고 있다.

QE는 단기시장금리가 실질적으로 0%에 수렴해서 연준이 기준금리 조작으로 원하는 경기부양을 할 수 없으니 미국채와 모기지채권을 직접 사들여서 돈을 푼 것이다. 이때는 장단기 채권을 모두 사들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로 만들고 은행들이 이자를 주는 것이 아니라 보관료를 받는다면 QE는 필요없다.

OT는 연준이 단기채권을 팔고 장기채권을 사들인다. 실제로 풀리는 돈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장기금리가 낮아지고 단기금리를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QE와 동시진행되면 장기금리만 주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 때 장단기 금리차가 감소한다. 이것은 일드커브의 평탄화와 같은 것이다.

장단기금리차가 감소하는 것은 경기싸이클의 후반이다. 후반에 장기금리보다 단기금리가 상승하기때문에 나타난다. 경기후반에는 기업들이 자기자본보다 대출이나 채권들의 부채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단기자금은 가격이 상승한 위험자산(주식, 부동산, 원자재 등)으로 몰린다. 단기자금에 대한 수요까지 증가함에도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연준에서 QE+OT로 인위적으로 장기금리를 낮추어서 금리차를 낮추는 것은 금융위기 이전 30년간 일반적으로 봤던 금리차의 감소와는 다르다. 그러나 장기금리를 낮추어서 기업과 가계의 대출이 늘도록 유도하는 것은 시장이 돌아가는 방식에 기댄 것 '자연'스러운 생각으로 볼 수 있다. 가계가 소비하지 않고, 기업이 투자하지 않을 때가 침체기이고 자금수요가 줄고 시장에는 금리가 낮을 가능성이 높다(스태그플레이션시는 특별한 경우). 저절로 금리가 낮아지면서 장기자금이 싸게 공급되지만, 연준이 '인위'적으로 이 과정을 촉진한 것이다. 연준이 마약이나 스테로이드를 주사했다는 상상을 하는 것은 물론 자유이다.

다시 인용한 문장을 보면 저런 전략을 쓰는 사람들이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다고 해도 채점을 하자면 낙제점을 줘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어 기업과 가계의 장기 대출이 증가하는 것이 연준이 QE와 OT로 추구했던 목표이다.


아래 글에 최근 몇년간의 금리차(혹은 기울기)에 대한 그림이 있다.
http://runmoneyrun.blogspot.kr/2013/09/reversing-history-treasury-yield.html



댓글 4개:

  1. 이번주 모기지 신청 숫자가 중요할거 같네요... 담주에 연준모임에....

    모기지신청이 전번주에 늘었으니까 이번주에도 늘면... 충격은 덜하다고 판단할 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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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들이 높아진 금리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빨리들 적응하는 모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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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집값만 오른다면야... 그놈의 금리쯤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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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맞습니다. 더 벌 것같으면 달라빚이라도 못 내는게 억울하겠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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