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1일 월요일

capital recycling: us vs japan



http://www.businessinsider.com/buybacks-dividends-capex-and-japan-2014-3




2000년 이후 14년 동안 미국의 기업에서 이익의 분배는 투자와 주주환원에 비슷한 정도로 이루어졌다. 금융 위기 시에도 투자의 감소에 비해 주주환원의 감소 정도가 과도하게 큰 것은 아니었다. 반면 일본에서는 capex에 평균 4배 이상이 지출되었다. 결과적으로 일본에서 과잉 투자된 자본은 긴 시간을 거치면서 합당한 이익을 내지 못하고 '파괴'되었다.

왜 파괴되었다고 하는가?

주주환원은 직접적으로 재생산에 투입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14년동안 환원된 자본을 제외하고 나머지 투자만으로 거의 세배 (500->1400)의 투자/환원이 가능한 조건을 만들었다. 일본은 80% 이상을 재투자하고 14년 후에도 크게 증가 하지 않은 정도(22->32)의 투자/환원이 가능한 자본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주환원의 일부는 재투자되었을 것이고 일부는 소비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자본의 효율은 위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높다.

이것을 달리보면 일본에서는 적절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투자를 한 것이고, 그것은 자본의 분배에 실패해서 과잉 투자가 집행된 것이다. 아껴서 투자했음에도 투자의 성과가 부족한 것이 아니고, 바로 그렇게 과잉 투자를 하면서 수요를 위축시키는 과정이 일본에서 꾸준하게 진행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의 세번째 화살에 기업의 투자뿐 아니라 소비 증가, 임금 인상이 필수적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저 그림은 일본에 투자로도 임금인상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큰 구멍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은 비효율적인 과잉투자로 자본을 태워먹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저것이 그들이 80년대 이전에 성장한 방식이었을 것이다.

비슷한 자본의 파괴가 한국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전 산업에서 과잉부채를 이용한 과잉투자와 수요정체/과잉공급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이후 사회를 뿌리부터 뒤바꾸는 수준의 구조조정을 거친후 공급 과잉이 해소되었고, 금융위기 이전까지 자본이익율이 12% 이상 높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지금은 7-8% 수준으로 낮아졌고 아직 특별한 반전의 계기는 보이지 않는다.  11년까지 증가되었던 투자가 낮아져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서 투자의 증가를 기대할만큼 금융위기 이후 증가되었던 투자가 충분한 수요를 찾고 있나? it, 자동차, 건설...

capex경쟁으로 산업전체의 roe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독과점이 심화되기 전까지 말이다. 국가간의 경제적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세상에서 독과점이 발생해도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자본, 노동 모든 면에서 효율이 증가된 다국적 기업 외에는 살아남기 어렵다. 국가별, 지역별로 장벽을 세우는 것은 성장과 풍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환영받기 어렵다. 결국 애국심에 기반한 국적 기업의 득세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 단계는 넘어서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과거 일본, 한국에서 벌어진 일과 비슷하다. 과잉 투자와 관련된 문제들은 일본처럼 가늘고 길게, 한국처럼 굵고 짧게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해소될 수 있다. 그런데 투자로 자본을 흘려버리고, 태워버리는 것이 주주환원을 통해 분배하는 것보다 대주주, 경영진에게 월등히 유리한 구조가 성립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그 후에도 체질이 쉽게 달라지기 어려운 모양이다.

일본이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배당이 높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 기업의 이익 분배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미국의 주주자본주의, 주주운동의 과잉에 대해 말이 많다. 그러나 자본의 순환이 유지되지 않으면 자본이 정체되고, 썩고, 파괴된다는 사실을 많은 다른 자본주의 국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면 전쟁까지 겪을 수도 있는 일이다. 미국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시장에서 경쟁기업과의 전쟁에서도 이겨야 하지만, 자본 시장에서 상어같은 주주들의 감시도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나온 결과가 위와 같은 자본배분의 비율이 유지되는 것이라면 극단적으로 치우친 일본, 한국과 같은 나라의 경쟁력이 향후 어떤 과정을 거쳐서 회복될지 두고 볼 일이다.

아시아적 가치가 기적과 미스테리를 만들던 시기가 일본, 한국/대만/홍콩/싱가폴, 중국을 거쳐서 한 싸이클이 끝이 나고 있다. 외부에서 어떤 지적을 해도 공급과잉의 해소 과정을 심각하게 겪고 넘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몇 십년이 지나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공자님이 저축과 투자를 장려하고 소비를 죄악시한 것은 아닌지 그래서 이것이 아시아인의 유전자에 각인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불행하거나, 한 세대가 걸리는 방법을 제외하고 공급과잉을 동아시아에서 자체적으로 해소할 방법이 없는 것일까?





댓글 2개:

  1. 안녕하세요. 먼저링크부터올리면.
    http://news.naver.com/main/read.nhn?oid=001&sid1=102&aid=0006839003&mid=shm&mode=LSD&nh=20140401181330
    올리신 글 내용과 어덯게 보면 아주 무관하다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한번쯤 꼭 나오는 말이 있죠 뭔가를 질문할때 "오 참 좋은 질문이예요" "Oh good question!" 우리는 잘 사용하는 어구가 아니죠. 답은 잘하는데 질문은 잘 못하죠.
    그랬었던거 같아요.
    뭐 그렇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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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답글
    1. 관계가 있겠지요. 동아시아의 국가들이 시차를 두고 비슷한 경제 수준으로 수렴하는데 개인의 능력과 사회 환경, 제도 등이 기여를 했을 것이고. 사회 속에서 고양된 공통적인 능력이 저런 평가에서 전부 높게 나올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다른 취향, 능력도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지, 그것이 다른 단계로 옮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아닌지 궁금할 때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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