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8일 일요일

아파트가격과 가계부채 5 - 대출이 늘면 전세비율이 내려간다



일반의 믿음과도 다르고, 이전의 내 믿음과도 다르다.
그러나 다르게 볼 방법이 없다.
이것이 집값이 오르면 대출이 늘어난다는 것과 같은 말일까?



전세비율 = 전세가/매매가

전세비율yoy = -(1년전매매가/현재매매가)*(매매가yoy - 전세가yoy)

               만약 매매가격의 변동이 작다면
               1년전매매가/현재매매가 ~= 1

전세비율yoy = - (매매가yoy - 전세가yoy) = 전세가yoy - 매매가yoy



전세비율변화율(전세비율yoy)이 매매전세변화율의 차이(매매가yoy-전세가yoy)와 근사적으로 같다는 것은 위의 계산처럼 확인할 수 있는 것이지만 실제 데이타를 비교해본 적은 없다.
또한 다른 사람이 비교한 것도 본 적이 없다.


전세비율변화율, 전세가변화율, 매매가변화율의 세가지 데이타를 총대출과 비교하면 해보기 전에는 짐작할 수도 없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1) 2004년 이전까지 아파트가격보다 전세가격이 은행의 총대출과 관련성이 높다.
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는 비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의 차이가 난다.

이 현상은 전세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2001년까지 벌어진 현상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세입자가 은행에서 고리의 대출을 받아서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빌려주는 대신, 집주인은 집값의 폭락에 대한 위험을 짊어지는 한국식 금융제도가 90년대에 빠르게 확장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2) 2004년 이후 총대출변화율이 매매전세변화율의 차이 혹은 (-)전세비율에 선행한다.

이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후에 벌어질 일을 이해하는 도구로 쓸 수 있다.




1
아파트값, 전세값의 변화율이다.



2
보정한 은행의 총대출과 아파트값을 비교하면 매우 잘 맞는다는 것은 앞서 확인했다.
그러나 그것은 외환위기 이후부터이고 이전 시기는 관련성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전세값과 비교하면 달라진다.



3
대출을 전세값과 비교해보면 88년부터 2009년까지 전세값이 총대출에 적은 시차를 두고 선행한다.
2004년까지는 관련성이 지나칠 정도로 높다.
매우 관련성이 높아서 직접 가계대출과 관련된 다른 자료로 비교해보면 좋지만 90년대의 다른 대출자료는 구할 수가 없다.
그러니 왜 관련성이 높은가라는 질문에 답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상상력을 발휘하기는 어렵지 않다.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올려주기 위해 비싼 이자를 물고 대출을 받아서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대출해줬다.

이게 90년대에 벌어진 일이다.
집주인의 무이자 대출이 공짜가 아니라 그만한 위험을 감수한 것이었다는 것은 외환위기 때의 깡통전세, 깡통주택이 증명했다.
외환위기의 일시적인 하락을 제외하면 매매가와 달리 전세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그 속도가 둔화된 것은 2002년에 들어서서 발생한 일이다.

90년대 기업대출이 은행대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외환위기에 망한 많은 은행들이 기업대출비중이 높아서이고 당시 주택은행, 국민은행이 개인에 대한 대출비중이 높아서 부실이 적었다고 하는데 기왕에 기업대출이 많은 것과 별도로 90년대 대출 증가의 많은 부분은 가계대출이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지 않으면 전세가와 은행의 대출이 동행하는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2000년대 들어 전세보다 매매가 대출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은 다시 언급할 필요없이 자명하다.




4
전세와 관련된 대출의 비밀을 한가지 알았지만, 오랜 과거의 일이다.
그런데 전세가와 매매가의 변화율 차이를 추적하면 최근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위의 노란선이 두 변화율의 차이이다.



5
전세비율yoy는 전세비율 자체와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92년, 99년, 11년이 고점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전세비율변화율과 매매전세변화율의 차이는 부호만 바꾸면 거의 같다.
전세비율 자체를 대출이나 대출변화율과 비교하는 것은 관련성을 확인하기 어렵지만 전세비율의 변화율은 그렇지 않다.





6
총대출금변화율(노란선)이 전세비율의 변화율(파란선, 역축)에 선행한다.
대출이 감소하면 일정시간 이후 전세비율이 상승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전세비율상승이 대출증가를 반영한다거나, 전세비율상승이 대출증가를 유발한다는 이전의 설명과 부합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7
똑같은 얘기이지만 총대출변화율(노란선)이 매매전세변화율의 차이(파란선)에 선행한다.


2001-2004년 이전에 총대출이 전세가와 관련이 높다가, 이후에 매매가와 관련이 높아진 현상과 관련이 있을테니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8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과 비교해도 관련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관계가 나타나는지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모르는 척하고 넘기기에는 관련성이 지나치게 높으니 예측의 도구로 이용할 수 있는지 고려할 필요는 있다.

최근 2년간의 대출증가 추세로 보면 벌써 전세비율이 하락했어야 한다.
15년 이후 어떤 원인으로 전세가격의 증가가 1년 이상 더 지속되었고 상대적으로 매매가의 상승이 제한되었다가 2016년 이후 그 원인이 사라지면서 차이가 줄었다.

의심되는 것은 내려갈듯 말듯 계속 내려가는 금리, 오락가락 갈팡질팡 난해한 부동산가계부채 정책, 낮은 금리때문에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 확인될 때까지 비싸도 전세로 버티자는 세입자들, 그런 세입자와 정부 사이에서 베팅하는 갭투자자들, 물들어올 때 배 띄우자는 건설업체들.

이 중에 있을지 알 수 없으나, 확인하면 대출과 전세비율사이의 불가해한 관련성을 이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다행히 정부가 강하게 수박통을 두들기고 있으니 소리를 들어보면 보이지 않는 안쪽의 모습을 짐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세비율 관련한 내용은 정리하고 갈 필요가 있다.

길게 정리
1) 전세비율이 09년 이후 지속 상승했지만 1-2년 사이 지방부터 수도권 서울까지 꺾이고 있다.
2) 4번의 전세비율의 고점 이후 아파트값이나 전세값이 단기간에 내리는 일은 없었다.
3) 2004년 이전에는 대출과 전세값의 관련성이 높고, 이후에는 대출과 집값의 관련성이 높다.
4) 2004년 이후 대출변화율이 전세비율변화율에 선행한다.

한줄 정리
대출이 늘면 전세비율이 내려간다






댓글 4개:

  1. 아~~ 어려워서 다시 한번 읽어보겠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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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한동안 친절하게 쓰는 듯 한 코스프레를 하더니.. 여지없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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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고민해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지만, 그래도 정리는 쉽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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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맞아요.. 부동산 관련해서 이렇게 한꺼번에 fiscal 관련한 자료를 죄다 모다 놓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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